우리집 근처에 금강선원이 있다.

하루는 퇴근하는 길에 보니,

'지금은 화엄경의 시대이다'

라는 근사한 플랭카드가 골목에 붙어 있었다.

 

뭔가 근사해서, 한번 들어보려고 금강선원에 아이와 함께 갔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그 신성한 강의장에서 팔딱팔딱 뛰더니, 좀 있다가는 온 바닥을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자원봉사하시는 분이, 얼른 사탕을 쥐어줬는데, 금새 먹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말려서 될 일이 아니어서, 그냥 돌아왔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서 화엄경을 검색을 하니,

홍익학당 윤홍식 선생님이 한 '화엄경' 강의가 나오는데,

정말 정말 재미있게 들었다.

 

지금도 흥얼거리고 있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지혜, 선정

보시 : 가진 것을 나누고,

지계 :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

인욕 : 때때로 참고 인내하고, 견뎌내고,

정진 : 용감하게 나아가고,

선정 : 깨어서, 고요하게 그 진실(참나)이 나타나도록 하고

지혜 : 욕심, 성냄, 시기, 무지에서 벗어나서 지혜를 펼치고

이 6바라밀(행위)를 통해, 에고를 이해하고 참나에 접속하자...

 

얼마나 똑같은 말을 반복해 주시는지, 6바라밀이라는 용어는 분명히 알게 된 것 같다.

 

화엄경 중에서 십지품에 대해 강의하는데, 몇 강의 못 들었지만, 참 재미있어서 시간나면 나머지도 들어봐야 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스무살에 심리학을 처음 공부할 때, 이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참 좋았겠다 생각하지만,

이 분이 나보다 어리신것 같아서 그건 좀 불가능했겠다.

 

스무살에 처음 심리학에 입문했을때,

프로이드의 정신분석도 어려웠지만, 뭔가 한계가 있는 것 같고,

동양철학에 뭔가 더 깊이가 있는 것 같은데...이게 무슨 말인고...싶고.

이황 선생님의 이이론과 이이 선생님의 이기론이 인간과 우주의 원리를 담고 있다고?

팔만대장경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번역도 잘 안된 서양의 인식론을 읽으며, 이게 뭔가 하고 있었을 때...

이런 분 강의를 들었으면,  정말 속이 후련했겠다.

 

그때 꿈에, 무지와 게으름이 경주를 하는 꿈을 꾸었는데,

친구에게 그 말을 하자, '정신분석을 받아봐'라는 충고를 받았다.

10년씩 정신분석을 받는다는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그렇게밖에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이 없나? 아닐것 같은데....

그렇게 갑갑했던 마음이 시원시원해지는 느낌이다.

 

홍익학당 윤선생님께

동양철학에 대해 쉽게 쉽게 강의해주셔서 감사하다.

 

https://youtu.be/FSy2J5916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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